TODAY TOTAL
부산 범천동 돼지국밥, 그 뜨끈한 국물 맛


그 지역에 가면 그 곳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음식이 있다. 돼지국밥이 그렇다. 뽀얀 국물의 구수하고 진하면서도 시원하고 개운한 맛은 부산이 아니면 결코 맛 볼 수 없다. 그 만큼 돼지국밥은 부산의 역사와 함께 해온 음식이다. 돼지국밥은 한국전쟁 당시 부산으로 피난 온 피난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자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돼지 뼈를 이용해 설렁탕을 만들어 먹은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북한 실향민들이 북한의 순대국밥을 순대 대신 돼지편육을 넣은 것이 현재의 돼지국밥이라는 설도 있다. 유래는 정확하지 않지만 국밥 한 그릇에 뜨끈한 국물과 속을 든든하게 채워주는 돼지고기에 밥을 말아 후루룩 마셨던 가난한 시절의 든든한 한 끼 식사였음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부산의 관문에는 하나같이 돼지국밥 골목이 형성돼 있다.

예전 조방 앞 버스 터미널이었던 조방 앞 돼지국밥 골목, 사상시외버스 터미널 부근, 부산역 인근 초량 뒷골목 등이 그 대표적인 곳이다. 버스를 타고 내리는 승객들에게 돼지국밥은 후다닥 해치우는 최고의 한 끼였을 것이다. 그리고 부산을 떠나는 이들에게도 구수하고 진한 부산의 맛을 남겼다. 돼지국밥은 끓고 있는 가마솥에서 돼지 뼈로 진하게 우려낸 뜨끈한 사골 육수에 돼지고기, 내장, 순대 등을 실하게 넣고 국물을 담았다가 덜어내기를 반복하는 토렴을 거치기만 하면 한 그릇이 뚝딱 나온다.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돼지국밥 한 그릇에 새우젓과 정구지(부추)로 간을 맞춰 먹는 것이 특징이다. 시원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해 부산 시민은 물론 부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돼지 특유의 냄새를 없애는 것도 관건이다.  음식점별로 비법이 달라 누구에게도 공개하지 않는 절대 비밀이다.

한때 애달픈 어른들의 소주 한잔을 걸 칠 수 있는 추억의 음식, 바쁜 일과 중에 잠시 들러 배를 채우고 급히 일어서야하는 사람들의 한 끼 식사였지만, 지금은 건강식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게 되었다. 푹 고은 육수 증기가 온 집안에 풍긴다. 돼지국밥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 가난했던 시절 서민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던 음식이 지금은 부산 향토음식으로 불리며 부산 서민들의 대표음식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출처:부산 스토리텔링)


  Comments,     Trackbac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