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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들의 문화 메카, 부산 경성대 문화골목

경성대 문화골목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고 대연동 문화골목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경성대 인근, 대연동에 위치한 탓인데 공식 명칭은 그냥 ‘문화골목’이다. 젊음의 열기 가득한 경성대, 부경대 대학가 인근에 있다. 이곳에 일부러 찾아가지 않는 이상, 문화골목이란 것이 있을지 상상하지도 못할 그런 음식점들이 즐비한 어느 골목에 자리하고 있다. 건축가 최윤식이 서로 이웃한 주택 다섯 채를 오가기 쉽게 리모델링한 곳으로 갤러리, 카페, 주점, 소극장, 레스토랑 등 색깔 있는 문화공간이 한 울타리 안에 자리하고 있다.


 문화골목에 들어서면 먼저 녹슨 고물 자전거가 2층 올라가는 길에 걸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자리를 몇 년째 지키고 있다 보니 이제는 문화골목의 상징처럼 돼버린 아주 낡은 자전거다. ‘이곳이 문화골목이구나’하고 고개를 빼들고 2층 높이까지 찬찬히 살피며 둘러보다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의 나무가 그 자리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 눈에 띈다. 그 뒤로는 건물높이를 넘어서는 종탑을 올렸는데 이는 지붕과 담장 없는 문화골목의 중심이 된다. 골목 중간쯤에는 크기와 모양이 다른 돌로 울타리 친 작은 연못도 있다. 물고기들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모습이 정겹다. 골목 한쪽 벽에는 어디서 데려왔는지 모를 무뚝뚝한 표정의 장군상 몇 개가 줄지어 서 있다. 이 모든 공간은 기존 건물의 구조와 수목을 잘 살리면서 폐건축자재를 재활용해 하나의 테두리 안에 있다는 느낌을 준다. 이처럼 도심 어느 골목에서 낡은 듯, 낡지 않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 문화골목은 2008년 부산시 ‘부산다운 건축상’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을 만큼 그 매력을 은은하게 뽐내고 있다.

다섯 채의 주택이 하나로 연결된 곳이기에 출입구도 여러 곳. 그중 두 개의 출입구는 길가에서 다시 20m정도의 작은 골목을 통과하게 되는데 비교적 좁은 골목 어귀에 자리한 출입구에는 재미난 문패가 걸려 있다. 골목대장 최윤식, 문화골목을 만든 건축가 최윤식의 재치와 은근한 자부심이 묻어나는 듯한 문패이다. 문화의 거리보단 유흥의 거리에 가까워진 대학가에 문화골목은 분명 의외의 공간이다. 소극장에서 연극을 보지 않아도, 갤러리에서 작품을 감상하지 않아도 골목을 가로지르며 문화적인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문화골목의 터줏대감 격인 용천지랄소극장은 꾸준히 참신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문화골목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곳은 문화골목 2층에 자리하고 있는 여든 명의 관객이 자리할 수 있는 쾌적하고 알찬 소극장이다. 극장으로 가기 위해서는 녹슨 자전거가 달린 그 계단을 타고 올라가야하는데 공연이 없는 낮에는 마치 오래전에 문을 닫은 듯 적막한 분위기를 풍기곤 한다.


소극장 외에도 열린 공간에서 와인과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며, 고풍스런 옛것들로 장식되어 편안함을 주는 카페, 다반이나 십 수 년 세월의 음악과 그림이 있는 목로주점 고방 등 문화골목 특유의 향기를 품은 가게들이 즐비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심어주곤 한다.


(출처 : 부산 스토리텔링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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